겨울을 향하여
황 동 규
저 능선 너머까지 겨울이 왔다고
주모가 안주 뒤집던 쇠젓가락을 들어 가리켰다.
폭설이 허리까지 내리고
먹을 것 없는 멧새들 노루들이
골짜기에서 마을 어귀로 내려왔다고.
이곳에도 아침이면 아기 핏줄처럼 흐르는 개울에
얼음이 서걱대기 시작했다고.
알 든 양미리구이 안주로
조껍데기술을 마시며 생각한다.
내 핏줄에도 얼음이 서걱대지는 않나?
텔레비전 켜논 채 깜빡깜빡 조는 초저녁에
잠 깨어 손가락 관절 하나 꼼짝하기 싫은 새벽에
그리고 이 술병, 마저 비울까 말까 저울질 하는 바로 지금!
생각을 조금 흔든다.
그래, 뾰족한 얼음 조각들이 낡은 혈관 녹 긁으며 흐르면
시원치 않겠나?
골짜기 가득 눈꽃이 이 세상 것 같지 않게 피어
보여줄 게 있다고 아슴아슴 눈짓하고 있는 설경 속으로
몸 여기저기서 수정구슬 쟁그랑쟁그랑 소리 나는
반투명 음악이 되어 들어가보자.
Beethoven - String Quartet in B-flat Major, Op. 130
Lindsay String Quartet Peter Cropper, violin 1 Ronald Birks, violin 2 Robin Ireland, viola Bernard Gregor-Smith, cello
1st Mov. 2nd Mov 3rd Mov.
흐르는 5악장에서는"숨막히게"라는 표현된 악보에서 느끼게 만들지요. 마지막 6악장은 나중에 따로 출판 시켰는데. 바로 악명 높은 현악사중주 17번"대푸가" 입니다 되는 푸가를 아무도 이해할 수 없어서 출판사가 강력 히 (그러나 조심스럽게) 요구했기 때문에 베토벤은 순순히 승낙했던 것이랍니다오늘날 까지도 영원한 현대음악으로 평가받는 이 전위적인 악장은 베토벤 최고의 실험작이자 감동적인 작품이라는 평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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