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수필·詩

[스크랩]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우(하루가 끝나고)-

schubert 2014. 6. 5. 11:08
                  

 

 

                                                                              
      하루가 끝나고 어둠이
      밤의 날개에서 내린다
      독수리가 날다 흘린
      깃털 하나 천천히 떨어지듯

      마을의 불빛 비와 안개 속에
      빛나는 걸
      알 수 없는 서글픔 휩싸와
      내 영혼 그것을 감당할 수 없구나

      서글픔과 그리움의 느낌
      아픔이라고는 할 수 없고
      안개와 비가 비슷하듯
      그냥 슬픔과 비슷한 어떤 것

      이리 와 내게 시를 읽어 주오
      이 산란한 심정 달래고
      낮의 온갖 상념 몰아내 줄
      소박하고 감동적인 시를

      옛 거장들의 시는 그만 두오
      장엄한 시인들의 시도 그만 두오
      그네의 아득한 걸음 소리 아직
      시간의 통로에서 메아리치오

      저들의 거창한 생각 듣노라면
      마치 군대의 행진곡처럼
      싸우고 또 싸우라는 것만 같소
      허나 오늘밤 나는 휴식이 그립소

      소박한 시인의 시를 읽어 주오
      여름 구름에서 소나기 쏟아지듯
      아니면 두 눈에 눈물이 고이듯
      가슴에서 우러나온 노래를

      힘들고 긴 낮을, 평안 없는
      밤들을 보냈으면서도
      영혼 속에서 아름다운 가락의
      음악을 들었던 시인의 노래를

      그런 노래가 쉼 없는 근심의
      맥박을 가라앉힐 수 있소
      그리고 기도 다음에 오는
      축복의 말처럼 들린다오

      그러니 그 소중한 시집에서
      당신이 고른 시를 읽어 주오
      그리고 시인의 운율에 맞춰
      당신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려주오

      그러면 밤은 음악으로 가득 차고
      온 낮을 괴롭혔던 근심은
      아랍인들이 천막을 거두고 떠나듯
      조용히 조용히 떠나가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우-

                         
      Giovanni Marradi, Try To Remember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서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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