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음악

[스크랩] 시가 된 편지들 - 슈베르트 // 로자문데 3막 간주곡(안단티노) - 쿠르트 마주어

schubert 2013. 12. 10. 03:09

 

 

 

 

 

 

 

 

 

 

시가 된 편지들 / 김용택

 

 

어느 해 겨울이었다. 좋아하는 여자와 어디를 갔다가 전주에서 헤어지고 나 혼자 막차를 타고

 시골로 왔다. 늦은 시간이었고 달이 높이 떠 있었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바라본 창밖의 겨울

들판 풍경은 아늑하기도 하고 썰렁하기도 했다. 나는 차창에 이마를 대고 생각에 빠져들었다.

 

어느덧 늘 내리는 차부4에 도착했을 때는 10시쯤이었다. 차부에서 집까지는 작은 들길을 30여

 분 정도 걸어가야 했는데 나는 늘 그 작은 들의 달빛이 좋았다. 달빛을 가만가만 밟으며 달빛

아래 마을이며 불 꺼진 낮은 지붕이며 검은 산과 들을 천천히 보았다. 오만 가지 생각들이 떠올

랐다가 물소리 따라 가 버리고 달빛에 부서졌다.

나는 집에 와서 편지를 썼다. 그리고 이튿날 부쳤다. 편지를 부치고 나서 생각하니 그 편지글이

다시 보고 싶었다. 잘 쓴 글 같았다. 시가 될 것 같았다. 나는 다시 또 한 통의 편지를 썼다. 어제

 보낸 편지를 다시 돌려 달라고.

다시 온 편지로 나는 시를 썼다.

 

 

 

 

 

 

 

 

 

 

 

 

 

 

  

 

섬진강 15 ― 겨울, 사랑의 편지

 

 

김용택

 

 

 

 

 

산 사이

작은 들과 작은 강과 마을이

겨울 달빛 속에 그만그만하게

가만히 있는 곳

사람들이 그렇게 거기 오래오래

논과 밭과 함께

가난하게 삽니다.

겨울 논길을 지나며

맑은 피로 가만히 숨 멈추고 얼어 있는

시린 보릿잎에 얼굴을 대 보면

따뜻한 피만이 얼 수 있고

따뜻한 가슴만이 진정 녹을 수 있음을

이 겨울에 믿습니다.

달빛 산빛을 머금으며

서리 낀 풀잎들을 스치며

강물에 이르면

잔물결 그대로 반짝이며

가만가만 어는

살땅김의 잔잔한 끌림과 이 아픔

땅을 향한 겨울 풀들의

몸 다 뉘인 이 그리움

당신,

아, 맑은 피로 어는

겨울 달빛 속의 물풀

그 풀빛 같은 당신

당신을 사랑합니다.

 

 

 

 

 

 

 

 

 

 

 

 

 

 

‘겨울, 사랑의 편지’라는 부제가 붙은 이 시는 이런 내용의 편지였다.

그리고 나는 다시 이 시를 그 여인에게 보냈다. 이 여인과는 결국

 헤어졌다. 지금도 나는 그 밤의 달빛과 강과 작은 들과 보리 잎들이

손에 잡힐듯 생생하다.

 

 

 

 

 

 

 

      

 

 

 

 

 

 

 

Schubert (1797-1828)
극을 위한 부수음악
(Incidental music to Helmina von Chézy's Play)
Rosamunde D.797 (Complete)
Entr'acte No.3
Andantino




Gewandhausorchester Leipzig 
Kurt Masur, cond





로자문데 는 1823년9월 슈베르트가 26세 때, 빌헤르미나 폰헤찌 부인의
4막 희곡 시베른의 왕녀 로자문데 에 곡을 붙인것으로. 슈베르트의 작품 중
손꼽는 명곡이다.

희곡이 완전히 실패로 끝나자 슈베르트도 총보를 선반 깊숙히 얹어 둔 채
세상에 내놓으려하지 않았으나. 슈베르트가 죽은지 40년 쯤 지나 슈만이

발견하여 1867년에 그로보와 설리반에 의해 발표되였다.

슈베르트가 작곡한 로자문데의 음악은 제1. 제 2막의 간주곡, 제3막의

무곡.제2. 제3막의간주곡, 제2막의 로만자, 제2막의 요정의 합창.
제3.제4막 속의 양치기의 아리아.
같은 양치기의 합창.사냥꾼 의 합창. 무곡등 10곡이며, 서곡은 다른것에서

전용한 것인데, 이중 5곡이 뽑혀 연주되고 있다.

 

 

 

출처 : 아트힐
글쓴이 : 꽃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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