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f dem Strom
song for voice, piano and horn D. 943 (Op. 119)
/ schubert
슬픔과 위로의 공존 ‘Auf dem strom’ 모든 위대한 音樂 작품은 시대를 불문하고 그 자체로 ‘위로’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그것은 가늠할 수 없는 슬픔을 동시에 등에 업고 있다. 특히 19세기 낭만주의 音樂에서 그것은 자주 명백하다. 비중이 몹시 무거운 금속, 흡사 납과 같이 한없이 심연으로 심연으로 가라 앉는 브람스의 처절하게 절제된 비애. 구제 받을 길 없이 병색이 완연하지만 그러나 그 아름다움이 곧 구원일 수 밖에 없는 쇼팽의 세계. 비루한 속세가 감당하지 못할 이상을 끊임없이 쫓았기에 불행할 수 밖에 없었던 영원한 낭만주의자 슈만. 그들의 音樂은 바로 슬픔인 동시에 위로이다. 짧고 우수에 찬 서른 두 해를 살고 간 프란쯔 슈베르트도 예외일 수 없다. 그가 죽던 바로 그 해, 1828년 작곡된 ‘Auf dem strom(강 위에서)’는 절창으로 토해 ‘백조의 노래’이다. 피아노와 목소리(소프라노 혹은 테너) 그리고 호른이라는 흔치 않은 앙상블의 형태로 이루어진 이 리트(Lied)는 다가 올 자신의 운명을 예감이라도 한 듯 이별의 아픔으로 가득하다. 배를 타고 멀리 떠나는 연인을 강가에서 지켜보아야 하는 애닯은 심경이 가슴 속을 파고 드는 호른의 음색과 다른 세상에서 들려오는 듯한 피아노 반주 그리고 이제는 다음 생에서나 만나기를 소망하는 목소리에 실려 절절하다. 흔히 소프라노로도 불려지지만 슈베르트 자신을 연상케하는 가녀린 테너의 음색이 이 노래에는 더욱 걸 맞는 듯. 호른이라는 악기의 아름다움에 흠뻑 젖어볼 수 있고 리트의 피아노 반주는 어떠해야 하리라는 점을 새삼 일깨우는 Hyperion에서 발매한 음반이 아주 좋다. 슬픔과 위로를 동시에 지닌 音樂에서 얻는 카타르시스보다 더 깨끗한 행복감이 또 있을까? 김순배 <음악춘추> Ingrid Kertesi : soprano Ádám Friedrich : french h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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