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가 동요

[스크랩] 영화 `태양의 제국`

schubert 2007. 11. 26. 08:54
영화 '태양의 제국' (Empire Of The Sun, 1987)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  크리스찬 베일, 존 말코비치, 미란다 리차드슨 등
음악 :  존 윌리엄스

'Suo Gan' (OST: 영국 웨일즈 전통 자장가)
제임스 레인버드, 보이소프라노 & 암브로시안 소년합창단






영화 태양의 제국 - 스필버그 감독 작품으로는 졸작이라고 평이 나있는 영화다.
그럴듯한 상도 하나 못 받았다. 내 생각으로는 전쟁영화가 이 정도면 그래도 괜찮다 싶은데...
그리고 영화를 '귀'로 더 즐기는 취향의 나로서는, 무엇보다 이 영화의 음향효과가 매우 실감 나고
또한 스필버그와 단짝인 존 윌리암스의 주제음악들이 일품이라는 생각이다.

태양의 제국은 전쟁영화이면서도 최전방 살육의 현장이 아닌, 12살 전쟁미아가 겪어야 했던
다양한 난민 경험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얼핏 '금지된 장난'의 느낌과도 비슷하다.
총소리와 피비린내를 아끼면서 동심이라는 만화경을 통해 전쟁의 잔혹상을 보았다는 것이다.
스필버그 감독 특유의 동화적 감수성이 약간 오버했다는 말들도 있지만, 장마다 꼴뚜기 나오는 것도 아닌데,
스필버그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쉰들러 리스트에서
전쟁의 악몽을 그 감동적인 휴먼 텃치로 우리에게 전했던 이가 스필버그 아니고 누구이던가.

지금 듣는 이 주제음악 'Suo Gan'이 아무래도 귀에 익으시리라.
바로 조성모의 '가시나무'에서 오프닝으로 빌려 쓴 선율이다. 내가 가시나무 노래를 처음 들을  때
어?하고 친숙하게 느낄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 선율에 먼저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이었고, 이런 연유로
가시나무는 몇 안되는 내 노래방 18번 중에, 경건 모드 레퍼토리 0순위 곡으로 자리잡게 되어버렸다.








'Suo Gan'은 오프닝에 어린 주인공이 성당에서 단아한 모습으로 합창연습을 할 때 부르던 노래다.
주인공이 2차대전 직전에 영국 외교관의 외아들로 상해에서 귀엽게 자라던 시절을 아주 적절히 표현했던 음악.
처음에는 중국 말로 불려지는 미사곡인 줄로만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웨일즈 말로 불려진 영국의 오랜 자장가였다.

Lullaby for Christmas - 듀크 대학 합창단



잘자라 우리 아기 내품에서,엄마의 팔이 너를 감싸네. 따듯한둥지에서 아늑함을 느끼렴.항상 새롭게 내사랑을 느끼렴. 네가 잠자는 동안 위험은 없단다,아픔은 너를 비껴갈꺼야. 귀여운 내아기, 항상 널 지켜주마,엄마 품에서 얌전히 자거라. 소리에 떨필요 없단다, 그저 바람일뿐이야문에 낙엽이 쓸리는 소리란다. 파도 소리에 겁내지 마라,외로운 파도가 강가를 쓸어갈뿐이야 잘자라 내 아기, 둘도 없는 내 아기내 품에서 잠들어라, 천사가 미소 짓고 있으니 두려울게 없단다.거룩한 천사가 너의 휴식을 지켜줄꺼야.


그런데 태양의 제국에서 정작 내가 제일 마음에 들어하는 곡은, Suo Gan 말고 따로 있다.
Exsultate Justi(정의의 찬가)라는 곡인데, Suo Gan과는 대조적으로 아주 흥겨운 리듬의 노래이다.
영화 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에서 이 노래가 나온다. 즉 주인공이 피난 중 헐벗고 굶주려 탈진했을 때,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연합군 수송기가 하늘에 나타나서 난민 구호품을 낙하산으로 떨어뜨려 주고,
소년은 마치 신들린 듯 뛰어다니며 구호품을 주으며 기뻐하는.. 바로 그 환희의 순간에 이 음악이
배경으로 울려 나오는 것이다. 소싯적 극장 같았으면 박수가 한 5분 나왔을까? 정말 극적인 장면이었다.
노래 중에 '라다무스 데이' '할렐루야' '도미누스'등 카톨릭 음악에 쓰이는 가사가 얼핏 들리는 걸로 봐서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기독교적인 감사,구원,기쁨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않나 싶다. 

Exsultate Justi (OST) - 암브로시안 소년합창단, 보스톤 팝스 / 존 윌리암스




이 정의의 찬가는 엔딩 크레딧을 화려하게 장식하며 다시 나온다.
기회가 되면 DVD등의 영상물로 이 영화를 꼭 한번 감상해 보시라. 다중 채널의 음향시스템이라면,
엔딩 크레딧과 함께 정말 멋진 음질로 이 노래를 들으며 영화의 여운을 간직할 수 있다.
어느 음악평론가 왈, 음악을 '귀로 마시는 술'이라고 하던데, 이 영화를 '귀로 보는 영화'라고 말한다면...
나도 표절했다고 욕먹으려나? ... 뭐, 나라고 표절하지마란 법 없다. 위조인간도 만드는 세상인데,
실정법상 위조지폐만 안찍으면 됐지.......












출처 : 國家와 民族을 ♡하는 老宿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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