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ing Quartet No.13 in A minor,
D.804
비릿한 냄새가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이맘때가 정말 마음에 든다. 황혼도 저묾도 어스름도 아닌 발밑까지 캄캄, 그게 오기 직전, 바다 전부가 거대한 삼키는 호흡이 되고 비릿한 냄새가 기다리고 있었다. 유원지로 가는 허연 시멘트 길이 검은 밀물에 창자처럼 여기저기 끊기고 있었다. 기다릴 게 따로 없으니 마음 놓고 무슨 색을 칠해도 좋을 하늘과 바다 그리고 살아있는 이 냄새, 밤새 하나가 가까이서 끼룩댔다. 쓰라리고 아픈 것은 쓰라리고 아픈 것이다! 혼자 있어서 홀가분한 이 외로움, 외로움 아닌 것은 하나씩 마음 밖으로 내보낸다. 속에 봉해뒀던 사람들은 기색이 안 좋지만 하나씩 말없이 나간다. 쓰라리고 아픈 것은 쓰라리고 아픈 것이다! 비릿한 냄새가 기다리고 있었다. 더 비울 게 없으면 시간이 휘는지 방금 읽고 덮은 휴대폰 전광 숫자가 떠오르지 않는다. 선창에서 배 하나가 소리 없이 집어등을 환히 켰다.
-「어느 초밤 화성시 궁평항/황동규」전문(全文)
전곡 연속듣기
후기 3대 현악 4중주곡 중 첫 번째 작품인 13번 ‘로자문데’를 작곡할 무렵 슈베르트는 오랜 정신적 신체적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창작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생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을 품기도 하였는데 1824년 3월 31일 친구 쿠펠비저에게 보낸 편지에 잘 나타나 있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고 불쌍한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건강이 회복될 기미도 안 보이고 그러한 절망 속에서 작곡도 풀려가는 방향이 아니라 점점 나빠지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은 이 인간을 생각해보라. 사랑과 우정으로 가득 찬 행복이 고통으로 채워지며 아름다움에 대한 열광도 사라져가는 이 인간을 생각해보라. (...) 가곡은 새로운 것을 거의 만들지 못했지만 기악곡은 몇 곡 완성했다. 두 곡의 현악 4중주곡과 한 곡의 8중주곡을 작곡했는데, 다른 현악 4중주곡도 작곡할 생각이다. 이런 것이 규모가 큰 교향곡으로 가는 길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편지에서 작곡했다고 한 두 곡의 현악 4중주곡이 13번 D.804 ‘로자문데’와 14번 D.810 ‘죽음과 소녀’이며, 작곡에 들어간다는 다른 한 곡이 15번 D.887이다. 13번 현악 4중주곡에 ‘로자문데’라는 명칭은, 2악장 주제로 슈베르트 자신이 그 전해에 작곡한 극음악 <로자문데>의 3막과 4막 사이의 간주곡을 차용하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슈베르트는 이 선율을 특히 좋아해서 훗날 작곡하는 <즉흥환상곡> OP.142 3번에도 주제로 사용되었다.
<베토벤의 친구 슈판지히는 라주모프스키 백작의 개인 4중주단을 이끌었다. 슈베르트는 현악 4중주 '로자문데'를 그에게 헌정했다.>이 곡의 초연은 완성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1824년 3월 14일 빈 악우협회에서 슈판지히 현악 4중주단의 연주회에서 이루어졌으며,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곡 중에서 그의 생전에 공개적인 모임에서 연주된 유일한 곡이었다고 한다. 이 곡은 바이올리니스트 슈판지히(Ignaz Schuppanzigh)에게 헌정되었다
II. Andante (Emerson String Quartet)
Václav Remeš,
Vlastimil Holek, Josef Klusoň and Michal Kaňka.
Quatuor Ébè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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