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에토벤 선생님

[스크랩] 봄날에 베토벤의 후기 피아노 소나타를 들으며

schubert 2014. 3. 3. 05:18



 

 

 

 

 

 

Piano Sonata No.30 in E Major, Op.109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30번, Op.109

 


 

 

 

 

 

 

 

 

 

문주란 소철 귤 화분 속 여기저기 내려앉아 피어  있는 민들레들,
턱이 낮은 네모난 괭이밥 분 가장자리에
아슬아슬 붙어 핀 놈도 있네.
이놈들이 도대체 어떻게 여기까지 들어왔지,
초봄 내 망사 창을 닫아두었는데.
모르는 게 어디 한두 가진가.
어느 날은 마음에 가까운 것 멀리하고
먼 것 가깝게 해보려고
몇 번 읽다 던진 책 열심히 읽었다,  전화 한 통 없이.
(데리다, 데리다?)
세상 모든 일 다 그렇다고 하지만
클라우디오 아라우가 천천히
그 누구보다도 천천히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0번 마지막 악장을  치듯
치는 도중 찻물 끓어 그만 의자에서 일어섰나,
곡이 끝나듯 
그렇게 살고 싶다.

오늘 같은 봄날 오후
미시령에 차 세우고 문을  열자
고요,
아 이렇게 미치게 바람 자는 미시령도!
저 하늘, 저 고요 속, 춤추는 호랑나비,
저 형상, 저 무한 곡선!

피렌체 남쪽 백여 리 시에나 시(市) 언덕
두오모 성당에 빨려들어간 오후 두시
정문 위 스테인드 글라스가 햇빛을 정면으로 받으며
성상(聖象) 모자익들 일순 승화하고
창 전체 세상 전체가 온통 부신 빛.

눈감으면
눈의 안마당에 들어와 춤추는 저 무한 형상령(形象靈),
저 춤의 무량(無量)!

의자에서  일어선다.

 

 

 

 

 

 

봄날에 베토벤의 후기 피아노 소나타를 들으며

 / 황동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0번 (Piano Sonata No.30 in E major, Op.109)

 

이 곡은 베토벤의 세개의 후기 소나타 중 첫번째 작품으로 1악장의 서정적인 선율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1815년 말에 동생 칼이 죽고 베토벤은 그의 아들인 조카 칼의 후견인이 되는데 칼의 후견인 문제를 둘러싸고

 칼의 어머니와 장기간에 걸친 소송 사건이 일어나 베토벤은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치게 됩니다. 베토벤은 생애를

 통해서 몇 번인가 격렬한 연애 경험을 했으나 실제로 결혼은 하지 않았습니다. 소년시절의 어두운 가정, 충족

되지 않는 사랑, 이런 것들이 조카 칼에 대하여 베토벤으로 하여금 집착을 가지게 했습니다. 재판은 일단 베토벤

의 승소로 끝나기는 했지만, 이 문제로 그도 깊은 상처를 입었습니다.이후 1816년에는 창작의 슬럼프에 빠져

고난의 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연작 가곡집 "아득한 연인에게 부처" 작품98(1816)과

 "피아노 소나타" 작품101을썼습니다. 창작의 부진으로부터 재기하게 되는 것은 1817년을 지나 1818년의

작품 106인 피아노 소나타 제29번 "해머클라비어"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1817년 가을, 베토벤은 "해머클라비어" 소나타 작품106 의 스케치를 시작하여 다음해에 완성했는데 여기서

부터 그의 진짜 빛나는 후기가 시작됩니다. 1813년에 착상하여 1823년까지 걸린 "미사 솔렘니스"의 작곡과,

이 동안 병행하여 작곡한 3곡의 피아노 소나타 작품109, 110, 111 및 "교향곡 제9번", 그리고 일련의 현악

 4중주곡 (제12번부터 제16번까지) 이 종교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울림 속에서, 베토벤 만년의 깊은 사색을 

내고 있습니다.

 

 

 

 

 

 

 

 

 

 

 

 

 

 

 

 

 

 

 

 

 

 

 

 

 

 

 

 

 

 

 

 

 

출처 : 아트힐
글쓴이 : 꽃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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