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음악

[스크랩] 슈베르트 ‘방랑자 환상곡’

schubert 2014. 1. 23. 02:17

 

 

 

 

Schubert, Wanderer Fantasy in C major D.760

슈베르트 ‘방랑자 환상곡’

Franz Peter Schubert

1797-1828

 

 

 

 

 

 

 

 

 

 

 

   사람이 여행하는 곳은 사람의 마음뿐이다

   아직도 사람이 여행할 수 있는 곳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의 오지뿐이다

   그러니 사랑하는 이여 떠나라

   떠나서 돌아오지 마라

   설산의 창공을 나는 독수리들이

   유유히 나의 심장을 쪼아 먹을 때까지

   쪼아 먹힌 나의 심장이 먼지가 되어

   바람에 흩날릴 때까지

   돌아오지 마라

   사람이 여행할 수 있는 곳은

   사람의 마음의 설산뿐이다

                                   

 

여행 / 정호승

                 

 

 

 

 

 

 

 

 

Maurizio Pollini, piano

1974 Recording

Deutsche Grammophon

 

 

 

 

 

1820년경부터 1822년 가을 사이 슈베르트는 기악을 위한 대규모 작품 몇 편을 수차례에 걸쳐 작곡했다가 포기하기를 반복했다. 이 시기에 작곡을 시작했다가 완성하지 못한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미완성 교향곡>을 손꼽을 수 있다. 특히 그는 네 악장의 소나타 형식에 확장된 주제의 변용을 꿈꾸고 있었다. 이러한 교착 상태를 승리로 이끈 작품이 바로 <방랑자 환상곡>이다.

 

 

 

 

 

  

 

 

 

 

1822년 11월에 작곡, 1823년 카펠리와 디아벨리에 의해 출판된 <방랑자 환상곡>은 20대의 슈베르트의 원대한 꿈이 담겨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급진적인, 혹은 예언적인 측면(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나 슈만의 환상곡을 예견하는)이 다분한 이 작품은 긍정의 힘이 넘치는 작품으로서(악마적인 힘과는 사뭇 다른 에너지), 네 개의 악장에 걸쳐 단일 주제가 순환형식으로 배치되며 전통적인 소나타 형식을 재해석한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슈베르트가 이 환상곡을 완성하는 데 아마추어 피아니스트이자 부유층 인사인 엠마누엘 폰 리벤베르크 드 치시틴의 후원과 위촉이 강한 영향을 끼쳤다. 훔멜의 가르침을 받기도 했던 리벤베르크는 앞뒤 악장에서 보다 폭발적이고 불꽃처럼 타오르는 기백을 갖춘 외향적인 작품을 위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작곡가는 이러한 요청에 적지 않게 당황했음이 마지막 푸가 악장에서 분명하게 나타는데, 그의 친구인 레오폴트 쿠펠바이저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슈베르트가 환상곡을 한 번 들었는데... 마지막 악장에서 난관에 부딪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그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이따위 작품은 악마나 연주하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 작품의 제목은 그가 1816년에 작곡한 리트인 <방랑자> D.49-3의 몇몇 주제를 아주 짧게나마 직접적으로 차용한 것에서 연유했다. 처음에는 ‘불행한 사나이’라는 제목으로 작곡했으나 이후 현재의 제목으로 변경된 이 작품은 기존의 리트들보다 훨씬 장엄한 형식을 갖추고 있고, 처음에는 레치타티보로 시작하여 리듬과 멜로디를 빈번하게 바꾸었으며, 전체적인 분위기는 도입부와 코다를 동반하는 A-B-A 형식에 의한 오페라 아리오소에 가깝다. 산에서 내려온 사나이가 나는 어디에서나 이방인이다 노래하고, 나의 사랑하는 조국이여, 너는 어디에 있느냐라고 탄식하다가 마지막에는 그대가 없는 곳, 그곳에 행복이 있다라는 자조적인 내용의 이 리트는 지상에서의 슈베르트의 자화상과도 같은 작품이다. 그러나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에서는 대부분 ‘행진곡’의 분위기로 묘사되며 자조적인 성찰보다는 긍정적인 전진이 작품의 주요 주제인 듯하다.

 

 

 

 

 

 

 

 

 

 

 

 

 

 

 

 

 

 

 

 

출처 : 아트힐
글쓴이 : 꽃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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